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도 이혼 사유가 되나요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폭력이나 외도처럼 눈에 띄는 사정이 없으면 이혼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다만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실직이나 질병처럼 부담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는지, 그 사이에 다른 방식으로 가정을 부양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은 배우자가 상대를 악의로 유기한 때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를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저버린 경우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여기에 집을 나가 연락을 끊는 사정이 겹치면 판단은 더 분명해집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이 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2009년에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15년이 넘는 혼인 기간이었고 그 사이에 미성년 자녀를 두었습니다.
이런 사건은 시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젠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와 자녀 문제 때문에 몇 년을 더 견디다가 상담을 오시는 것입니다. 그 기간이 길수록 자료는 오히려 두껍게 쌓입니다.
배우자는 혼인 기간 동안 생활비와 양육비를 주지 않았습니다. 한두 달의 사정이 아니라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2024년경 집을 나갔고 소를 낼 때까지 별거가 계속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자녀를 혼자 키우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어떤 조항을 근거로 했나요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두 가지를 함께 들었습니다. 배우자가 악의로 유기한 때에 해당한다는 것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소장에는 두 조항을 나란히 적고 그에 해당하는 사실을 각각 정리합니다. 언제부터 생활비가 끊겼는지, 집을 나간 시점이 언제인지, 그 뒤 연락이 어떠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적는 방식입니다.
두 조항을 함께 드는 이유는 판단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유기로 보기에 사정이 애매하더라도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이 인정되면 이혼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뒤쪽 조항이 더 넓게 쓰입니다. 다만 유기가 인정되면 책임의 소재가 분명해져 위자료 판단에도 영향을 줍니다.
위자료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정해진 계산식은 없습니다. 혼인 기간과 파탄의 원인, 책임의 정도, 두 사람의 나이와 직업, 경제력 같은 사정을 함께 놓고 법원이 정합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상대의 재산이 많으면 위자료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생각입니다. 경제력은 고려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재산의 크기는 재산분할에서 다루어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혼인 기간이 15년을 넘었고, 생활비를 주지 않은 상태가 오래 이어졌으며,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정이 모여 위자료 액수가 3,000만원으로 정해졌습니다.
같은 사정이라도 혼인 기간이 짧으면 액수는 내려갑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금액을 미리 단정해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친권과 양육자는 어떻게 정하나요
기준은 하나입니다. 자녀의 복리에 무엇이 더 나은지입니다.
친권과 양육권은 함께 정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같은 사람에게 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아이를 돌보는 사람과 법률행위를 대리하는 사람을 나누어 정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가 주로 키워왔는지, 앞으로 돌볼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이 있는지, 자녀의 나이와 의사는 어떤지를 봅니다. 부모 중 누가 잘못했는지가 곧바로 결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계속 자녀를 돌봐왔고 배우자는 별거 이후 양육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친권자와 양육자는 의뢰인으로 정해졌습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양육비는 언제까지 받나요
주문에는 판결 선고 다음 날부터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날까지 매월 정해진 날에 지급하라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금액은 월 150만원이었습니다.
사정이 크게 달라지면 나중에 금액을 바꾸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크게 줄거나 늘었을 때, 자녀에게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계속 들어갈 때가 그렇습니다.
양육비는 한 번에 정해두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달 이행되어야 하는 의무입니다. 그래서 기간과 지급일을 주문에 함께 적습니다.
산정에는 법원이 공표한 산정 기준표가 기초가 됩니다. 여기에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수, 나이 같은 사정을 반영해 조정합니다.
상대가 지급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양육비는 이행이 잘 되지 않는 항목입니다. 그래서 판결을 받은 뒤의 절차를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집행은 상대에게 재산이나 소득이 있어야 실효가 있습니다. 그래서 판결을 받는 것과 실제로 받는 것을 나누어 계획합니다. 직장이 확인되면 급여를 대상으로 삼는 편이 가장 확실합니다.
급여에서 직접 받도록 하는 방법, 이행을 명하고 그래도 지키지 않으면 제재로 이어지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밀린 양육비에 대해서는 압류도 가능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위자료와 양육비 부분에 가집행 선언이 붙었습니다. 판결이 굳기를 기다리지 않고 집행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증거는 무엇을 모으나요
- 생활비가 들어오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계좌 거래내역
- 혼자 부담한 주거비와 교육비, 병원비 자료
- 별거 시점과 그 이후의 연락 기록
첫 번째가 핵심입니다.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계좌 내역에는 그대로 남습니다.
혼자 키운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별거 이후 혼자 자녀를 키웠다면 그 기간의 양육비를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과거양육비라고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혼과 위자료, 친권과 양육비를 한 사건에서 함께 정리했습니다. 항목을 나누어 여러 번 진행하면 그때마다 같은 자료를 다시 제출해야 하고 기간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다만 언제부터 인정할지, 얼마로 볼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상대의 소득 자료가 없으면 산정이 어려워지므로 별거 시점과 그 이후의 사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청구를 넣을지 여부는 회수 가능성과 함께 판단합니다. 인정되어도 받을 수 없으면 의미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검토가 필요합니다
- 배우자가 생활비를 주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 집을 나간 뒤 연락이 거의 없다
- 자녀를 사실상 혼자 키우고 있다
세 가지가 겹치면 이혼과 위자료, 친권과 양육비를 한 사건에서 함께 정리하는 방향을 검토합니다. 나누어 진행하면 시간과 비용이 늘어납니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초본이 기본입니다. 별거 시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주소 이동 내역이 함께 쓰입니다.
여기에 최근 몇 년치 계좌 거래내역을 준비해 오시면 생활비 지급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녀 관련 지출은 따로 표시해 두시면 좋습니다.
상대의 소득이나 재산을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결과를 미리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래 이어진 사정일수록 기록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