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없으면 못 하는 소송일까요
상간자 소송을 문의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있습니다.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텔에 들어가는 사진이나 노골적인 메시지 같은 것을 떠올리십니다.
그런 자료가 있으면 물론 유리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에서 그런 장면이 확보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법원도 그 점을 알고 있습니다. 부정행위는 간통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다루어집니다. 이 글은 정황만으로 인정을 받고, 상대의 뒤늦은 항소까지 막아낸 사건의 기록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사건 개요 — 인정된 정황들
혼인한 지 30년이 훌쩍 넘은 부부였습니다. 배우자는 어느 시점부터 상대의 집에서 지내며 그곳으로 전입신고까지 마쳤습니다.
의뢰인은 두 차례 배우자를 찾아가 만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만남은 이어졌고, 배우자가 이사한 뒤에도 상대가 그 거주지를 자주 드나드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습니다.
통화 내역도 확인됐습니다. 반년 넘는 기간 동안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통화가 오간 기록이었습니다. 통신사에서 받은 발신 내역이었고, 상대 번호가 누구의 것인지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1심은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상대가 뒤늦게 항소했으나 항소심은 항소를 기각했고 항소비용도 상대가 부담하도록 정했습니다.
정황증거로 무엇이 인정되나요
부정행위인지는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하나의 결정적인 장면이 아니라 여러 사실이 쌓여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사건에서 쓰인 자료를 보면 그 성격이 드러납니다. 배우자가 상대의 집으로 전입신고를 한 사실, 그 집에 상대가 자주 출입한 사실, 이사한 뒤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진 사실, 그리고 심야를 포함한 다수의 통화 기록입니다.
각각만 놓고 보면 다르게 설명할 여지가 있는 사정들입니다. 그런데 기간과 빈도가 겹치면 그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개별 사실이 아니라 그 누적입니다.
만나지 말라고 요구한 기록의 무게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의뢰인이 두 차례 배우자를 찾아가 만남 중단을 요구한 사실이 인정사실에 들어갔습니다.
상간자 소송에서 상대가 자주 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미 부부관계가 파탄된 상태였는지 몰랐다거나, 혼인 중인 사실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중단을 요구한 기록이 있으면 그 주장이 어려워집니다. 적어도 그 시점 이후로는 알면서도 관계를 이어간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자나 통화 녹취, 만난 날짜의 메모가 실제로 큰 역할을 합니다.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기각된 사정
이 사건에서는 배우자가 먼저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그전까지 지급하던 생활비를 끊었습니다.
그 이혼 소송은 기각됐습니다. 배우자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항소심도 같은 결론을 유지해 그대로 굳어졌습니다.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을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 판단이 굳어지면 상간자 소송에서도 사실관계의 뼈대가 정리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공시송달로 진행된 1심
이 사건 1심은 소장 부본 송달부터 판결정본 송달까지 모두 공시송달로 이루어졌습니다. 상대의 주소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시송달은 법원이 정한 방법으로 서류를 게시해 송달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상대가 실제로 알지 못한 채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주소를 알 수 없다고 소송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방식으로 받은 판결에는 뒤에서 다투어질 여지가 남습니다.
추완항소가 무엇인가요
항소 기간이 지난 뒤에 제기하는 항소입니다.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지만,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공시송달로 판결이 송달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상대는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것이므로, 그 사실을 안 때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안 때란 판결이 있었다는 것을 막연히 알게 된 시점이 아닙니다. 사건기록을 열람하거나 판결정본을 새로 받아본 시점을 기준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도 그 기준에 따라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판단됐습니다.
두 가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절차적으로 항소할 자격이 있는지와, 본안에서 결론을 바꿀 만한 사정이 있는지입니다.
항소심은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보아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본안 판단에서 1심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상대에게는 반박할 기회가 온전히 주어진 셈입니다. 그럼에도 결론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1심 판단의 근거가 정황만으로도 충분했다는 것이 확인된 구조입니다.
공시송달로 판결을 받은 사건에서는 이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둡니다.
1심에서 제출한 자료가 그대로 항소심 심리의 기초가 됩니다. 상대가 다투지 않을 것을 전제로 자료를 느슨하게 준비하면, 뒤늦게 상대가 나타났을 때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공시송달 사건일수록 자료를 갖추어 둡니다. 목격 경위, 통화 내역, 전입 기록처럼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자료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이유입니다.
위자료 액수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부정행위의 기간과 정도, 혼인 기간, 자녀 유무, 그로 인해 혼인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혼인 기간이 길고 관계가 오래 지속됐다면 액수가 올라가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짧은 기간의 접촉이었다면 낮아집니다.
배우자와 상간자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고 상간자만 상대로 청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앞으로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와 함께 판단합니다.
증거를 모을 때 주의할 점
확보 과정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의 휴대전화를 몰래 보거나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은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자료부터 정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전입 기록, 배우자 명의 통신 요금 청구서, 본인이 직접 목격한 날짜와 장소의 메모, 배우자와 나눈 대화 기록 같은 것들입니다.
목격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집니다. 기억이 선명할 때 날짜와 함께 적어두시면 나중에 진술의 신빙성이 달라집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리를 시작하십시오
- 결정적인 장면은 없지만 오랜 기간 반복된 정황이 있다
- 만나지 말라고 요구했는데도 관계가 이어졌다
- 상대의 주소를 몰라 소송이 어렵다고 들었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 혼인관계증명서
- 정황이 드러나는 자료 — 전입 기록, 통화 내역, 사진, 목격 메모
- 중단을 요구한 기록 — 문자, 통화 녹취, 내용증명
- 배우자와 진행 중이거나 끝난 소송이 있다면 그 서류
증거가 부족하다고 미리 접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이 자료가 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고, 흩어져 있는 기록이 모이면 다른 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가진 것부터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