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에만 남아 있는 가족
상속 문제나 부동산 정리 과정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았다가 낯선 이름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녀로 등재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오랫동안 연락도 없고, 애초에 친자도 아닌 사람입니다.
과거에는 여러 사정으로 다른 사람의 자녀를 자기 자녀로 출생신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기록이 수십 년 뒤 문제가 됩니다. 상속인이 한 명 더 있는 셈이 되고, 협의가 필요한 절차마다 그 사람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관계를 정리한 사건의 기록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사건 개요 — 30년의 단절
청구인들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되어 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검사 결과 친자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왕래도 없었습니다. 청구인들의 친자녀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1990년대 초 무렵에 만난 이후, 약 30년간 연락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청구인들은 등록부에 부모로 기재된 쪽이었고, 자녀로 등재된 사람을 상대로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정해졌습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이 무엇인가요
가족관계등록부에 부모와 자녀로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 관계가 없을 때, 그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구하는 소송입니다.
등록부의 기재는 그대로 두면 계속 효력을 갖습니다. 스스로 정리되지 않으므로 판결을 받아 정정해야 합니다.
확인 판결을 받으면 그 판결을 근거로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정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등록부 정정을 위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됐습니다. 판결이 있으면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정정 신청을 할 수 있고, 등록관서는 그 판결에 따라 기재를 고칩니다.
왜 지금 정리해야 하나요
가장 흔한 계기는 상속입니다. 등록부상 자녀는 상속인이 됩니다.
상속재산을 분할하려면 상속인 전원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상속인으로 남아 있으면 협의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부동산 등기도, 예금 인출도 막힙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절차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순위와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등록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정리해 두는 편이 절차가 훨씬 간단합니다. 상속이 개시된 뒤에는 상대가 상속인 지위를 주장할 수 있어, 확인 절차에 재산 다툼이 겹칩니다.
유전자검사는 반드시 필요한가요
친자관계를 다투는 사건에서 가장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검사 결과가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다만 상대가 검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법원이 수검을 명할 수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그 사정이 판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검사가 어려운 사안에서는 다른 자료로 접근합니다. 출생 당시의 정황, 함께 산 기간, 호적이나 제적 기록의 흐름, 주변의 진술 같은 것들입니다. 이 사건은 검사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다툼이 크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출생신고에 입양의 효력이 인정되면
남의 자녀를 자기 자녀로 출생신고한 경우, 그 신고에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모 자식처럼 지냈다면 양친자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경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만으로는 관계가 정리되지 않습니다. 양친자관계가 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 판단은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설령 입양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30년간 왕래가 없던 사정에 비추어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민법이 정한 재판상 파양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입니다. 결과적으로 어느 쪽 법리로 보더라도 등록부를 정리할 근거가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양친자관계가 인정되는 사안에서는 파양을 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으로 함께 정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파양에 갈음하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등록부를 정리해야 할 필요가 실질적으로 같기 때문입니다.
어떤 형태로 청구할지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함께 지낸 기간이 있는지, 실제 양육이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구성이 달라집니다.
상대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
수십 년간 연락이 없던 사람을 상대로 소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주소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는 주민등록초본이나 가족관계등록 자료를 통해 주소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끝내 주소가 확인되지 않으면 공시송달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절차가 지연되지만 소송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이미 사망한 경우에는 검사를 상대로 하는 등 별도의 구조가 적용됩니다.
제척기간이 문제되지는 않나요
친생부인의 소처럼 기간 제한이 엄격한 절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일은 이제 다툴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 사건에서도 출생신고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뒤에 확인이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어떤 유형으로 다투어야 하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갈립니다.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인지, 인지가 있었는지, 실제 양육이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절차가 달라지므로 초기에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판결이 확정되면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정정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 범위가 정리되고, 상속재산분할 협의가 가능해집니다. 부동산 등기와 예금 정리처럼 막혀 있던 절차가 진행됩니다.
반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계속 상속인으로 남습니다. 세대가 한 번 더 내려가면 그 자녀들까지 상속인이 되어 관계인이 늘어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리가 어려워지는 구조입니다. 이 사건에서 30년이 지난 뒤에도 정리가 가능했지만, 그 사이 관계인이 늘었다면 절차는 훨씬 복잡했을 것입니다.
정리를 원하는 가족과 그대로 두자는 가족이 나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래된 일이니 굳이 들추지 말자는 의견입니다.
이 판단은 상속 구조와 직결됩니다. 등록부상 자녀가 한 명 더 있으면 각자의 상속분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정의 문제로만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어떤 재산이 있고 상속이 개시되면 어떻게 나뉘는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 판단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가족관계증명서에 실제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자녀로 올라 있다
- 수십 년간 왕래가 없는 등재 자녀가 있다
- 상속 절차를 진행하려는데 상속인 중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있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 상세 발급본
- 제적등본 등 과거 기록이 남아 있는 서류
- 출생신고 당시 사정을 아는 가족의 진술 정리
- 유전자검사 결과가 있다면 그 자료
서류에만 남아 있는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리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금 등록부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는 그 기록을 보면 방향이 잡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