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반으로 자를 수는 없습니다
재산분할에서 가장 까다로운 대상은 부동산입니다. 예금처럼 나누어 옮길 수 없고, 팔지 않으면 현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판결은 몇 가지 방식 중 하나를 고릅니다. 한쪽이 갖고 다른 쪽에 돈으로 정산하거나, 지분을 나누어 등기하거나, 팔아서 나누는 방식입니다. 어느 쪽이든 실행 단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실행 순서까지 주문에 담은 사건의 기록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사건 개요 — 동시이행으로 정해진 주문
이혼이 선고되면서 재산분할이 함께 정해졌습니다. 주문의 구조가 특징적입니다.
한쪽은 상대로부터 3억 7,770만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부동산 중 2분의 1 지분에 관하여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도록 정해졌습니다.
다른 쪽은 그 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3억 7,770만원을 지급하도록 정해졌습니다. 두 의무가 서로 맞물려 있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자녀에 관한 사항도 함께 정해졌습니다.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 월 50만원의 양육비, 별지에 기재된 면접교섭 일정입니다.
동시이행이 무엇인가요
어느 한쪽이 먼저 이행할 의무가 없고, 서로 맞바꾸어 이행하는 관계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돈을 받는 것과 지분을 넘기는 것이 그 관계에 놓였습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등기를 넘겨줄 의무가 없고, 등기를 넘기지 않으면 돈을 줄 의무가 없습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순서를 두고 다툽니다. 먼저 등기를 넘겼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 반대로 돈을 줬는데 등기가 넘어오지 않는 상황이 실제로 생깁니다. 그때는 다시 소송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등기소에서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지급 사실을 확인하는 서류와 등기 신청 서류를 같은 자리에서 주고받습니다.
금액이 큰 경우에는 법무사나 대리인이 입회해 절차를 진행합니다. 계좌 이체 화면을 확인한 뒤 등기 서류를 넘기는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상대가 협조하지 않으면 집행 절차로 갑니다. 돈을 준비해 공탁하고 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판결이 있으므로 다시 판단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왜 지분을 나누어 등기했나요
한쪽이 부동산을 전부 갖고 상대에게 돈으로 정산하는 방식이 더 단순합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정산해 줄 현금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새로 받아야 하는데 여력이 없거나, 부동산 외에 나눌 재산이 거의 없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사건처럼 지분을 나누면서 차액만 정산하는 구조는 그 부담을 줄입니다. 다만 공유 상태가 남으므로, 이후 처분이나 사용을 두고 다시 협의가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공유로 남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가장 흔한 것은 처분입니다. 공유 부동산은 각자 자기 지분을 처분할 수 있지만, 전체를 팔려면 협의가 필요합니다.
사용과 수익에서도 다툼이 생깁니다. 한쪽이 계속 거주하면 다른 쪽은 그 사용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분을 나누는 방식을 택할 때는 이후 처분 방법까지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판결로 갈 사건이라면 어렵지만, 조정으로 마무리하는 사건에서는 매각 기한과 최저 가격까지 정해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동산 가액은 어떻게 정하나요
재산분할의 출발점은 대상 재산의 가액입니다. 부동산은 시점에 따라 값이 달라지므로 기준이 필요합니다.
실무에서는 감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소송비용 중 감정비용을 양쪽이 절반씩 부담하도록 정해졌습니다. 감정이 이루어졌다는 뜻입니다.
공시가격이나 실거래가를 근거로 다투기도 하지만, 금액이 크고 다툼이 있으면 감정으로 확정하는 편이 뒤탈이 적습니다. 비용은 들지만 그 숫자가 분할 비율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기여도는 어떻게 따지나요
혼인 기간, 각자의 소득 활동, 가사와 육아 부담, 재산 형성에 실제로 기여한 정도를 종합합니다.
전업으로 가사를 담당한 경우에도 기여가 인정됩니다. 소득이 없었다는 이유로 배제되지 않습니다.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빠집니다. 다만 그 재산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 상대가 기여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어느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추적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양육비 월 50만원은 어떻게 나왔나요
이 사건에서 정해진 양육비는 월 50만원이고, 나머지 양육비 청구는 기각됐습니다.
양육비는 부모 합산 소득과 자녀의 나이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재산분할로 큰 금액이 오가는 사건이라도 양육비는 별개로 계산됩니다. 재산분할은 과거에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것이고, 양육비는 앞으로 들어갈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조항
이 사건에서는 감정비용을 절반씩 나누고 나머지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정해졌습니다.
가사 사건에서는 이런 형태가 흔합니다. 양쪽 모두 일부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일부는 배척되기 때문입니다.
민사 사건처럼 진 쪽이 전부 부담하는 구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비용까지 감안해 어디까지 다툴지를 정하게 됩니다.
등기가 넘어오기 전에 재산이 처분되면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상대가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를 설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미리 조치가 필요합니다. 가압류나 처분금지가처분을 통해 대상 재산을 묶어두는 방법입니다. 가사소송법에도 재산분할을 위한 보전처분의 근거가 있습니다.
소를 제기하는 시점에 이 부분을 함께 검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판결을 받아도 대상이 남아 있지 않으면 실익이 줄어듭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나눌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 한 채다
- 상대가 정산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 판결을 받았는데 등기와 지급의 순서를 두고 다투고 있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취득 당시 자금 흐름 자료
- 대출 내역 — 잔액과 상환 이력이 드러나는 서류
- 예금·보험·퇴직금 등 나머지 재산 목록
- 혼인 전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이 있다면 그 자료
부동산이 걸린 재산분할은 금액을 정하는 것보다 실행 방법을 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는 등기부와 대출 상황을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