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청구했더니 맞소송이 들어왔습니다
이혼 소송을 내면 상대방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맞소송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률 용어로는 반소라고 합니다. 이 사건이 그랬습니다. 의뢰인이 이혼과 재산분할을 청구하자 상대방이 이혼과 위자료를 구하는 반소를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혼은 인정됐고, 위자료는 양쪽 모두 기각됐습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반소가 무엇인가요
반소는 소송을 당한 쪽이 같은 절차 안에서 상대방을 상대로 내는 소송입니다. 별도의 사건 번호가 붙지만 같은 재판부에서 함께 심리합니다.
이혼 사건에서 반소는 흔합니다. 한쪽이 이혼을 구하면 다른 쪽도 이혼에는 동의하되 조건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위자료는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형태로 맞붙습니다.
반소가 들어왔다고 불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투는 쟁점이 늘어나고 기간도 길어집니다.
반소를 받고 놀라시는 분이 많습니다. 내가 소송을 냈는데 오히려 피고가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두 사건이 나란히 놓인 것이고, 각 청구는 각자의 근거로 따로 판단됩니다. 한쪽이 인정된다고 다른 쪽이 자동으로 배척되지도 않습니다.
사건 개요 — 서로가 상대의 잘못을 주장한 사건
50대 초반 부부였습니다. 의뢰인은 이혼과 재산분할을 구했고, 상대방은 반소로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양쪽 모두 이혼 자체에는 다툼이 없었고, 쟁점은 누구의 책임으로 혼인이 깨졌는가에 모였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서면은 자연스럽게 길어집니다. 서로 상대의 잘못을 열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방향으로만 가면 재판부에는 두 사람 다 문제가 있었다는 인상만 남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초기에 그런 흐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 상대의 주장 하나하나에 반박을 붙이는 대신 혼인이 어떤 경로로 어긋났는지를 한 줄기로 정리했습니다. 다툴 대목과 넘어갈 대목을 나눈 셈입니다.
이혼 위자료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나요
위자료는 혼인이 깨진 데 대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쪽에게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부정행위나 폭력처럼 원인이 뚜렷한 사건에서는 판단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반면 성격 차이, 오랜 갈등, 시댁·처가와의 문제처럼 원인이 겹쳐 있는 사건에서는 어느 한쪽의 책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위자료가 인정되지 않는 사건의 상당수가 이 유형입니다. 다툼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책임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것입니다.
또 하나 자주 오해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위자료는 혼인 기간이 길다고 자동으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기간은 고려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핵심은 파탄의 원인과 그 정도입니다. 오래 참았다는 사정만으로 금액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양쪽 위자료가 모두 기각되면 어떻게 되나요
이혼은 그대로 인정됩니다. 위자료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혼인이 유지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이혼을 명하면서 본소와 반소의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재산분할은 각자 명의로 되어 있는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각자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정해졌습니다.
이 방식은 각자 명의의 재산과 빚을 그대로 두고 정리하는 형태입니다. 서로 주고받을 금액이 없으므로 이후 집행 문제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반대로 명의가 한쪽에 몰려 있으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재산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이 사건에서 정리한 것
서면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를 지켰습니다.
- 사실관계를 시간 순서로 배열하고, 각 사건에 자료를 붙일 수 있는지 먼저 확인
- 상대의 주장 중 다툴 부분과 인정해도 무방한 부분을 구분
- 위자료보다 재산분할과 생활 정리에 무게를 두고 청구를 구성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위자료는 인정되더라도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재산분할은 이혼 이후의 생활을 좌우합니다. 어디에 힘을 쓸지 정하는 것이 사건 초반의 판단입니다.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서면이 상대를 향한 반박으로만 채워집니다. 그러면 정작 재산 목록이나 기여도처럼 결과를 좌우하는 부분에 쓸 지면과 시간이 줄어듭니다. 사건마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배치할지 정하는 일이 실무의 절반입니다.
맞소송에서 감정 싸움이 불리한 이유
상대의 잘못을 자세히 적으면 유리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은 오히려 전체 서면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또 양쪽이 서로를 비난하는 서면을 주고받으면, 재판부가 보기에는 어느 쪽에도 일방적인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건으로 정리되기 쉽습니다. 이 사건에서 위자료가 양쪽 다 기각된 것도 그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있었던 일을 숨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파탄의 원인이 분명한 사건이라면 그 부분은 자료와 함께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문제는 자료 없이 인상만 남기는 서술입니다.
이혼 소송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사안과 법원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반소가 들어오면 심리할 쟁점이 늘어나므로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사건도 변론이 종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도 늘고 지치기 때문에, 처음에 어디까지 다툴지를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다투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인정하는 것이 후퇴가 아니라 전략일 때가 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생활은 계속됩니다. 그래서 소송과 별개로 당장의 생활비나 자녀 문제를 먼저 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맞는 절차를 함께 검토합니다.
반소를 받았다면 확인할 것
상대방이 반소를 냈다면 다음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 상대가 주장하는 사실 중 실제로 있었던 일과 사실과 다른 부분의 구분
- 각 주장에 상대가 붙인 자료가 있는지, 그 자료가 무엇을 증명하는지
- 이쪽에서 다툴 부분과 인정해도 결과에 영향이 없는 부분
- 위자료와 재산분할 중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지
혼자 정리하시면 대부분 첫 번째 항목에서 감정이 앞섭니다. 사실과 감정을 분리해 적는 작업은 대리인과 함께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반소에는 답변 기한이 따로 정해집니다. 본소를 진행하던 중이라 놓치기 쉬우니 날짜를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위자료가 없다고 진 것이 아닙니다
상담에서 위자료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내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동안의 시간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라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다만 이혼 사건에서 실제 생활을 바꾸는 것은 대체로 재산분할과 양육에 관한 부분입니다. 위자료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사건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목표로 삼을지 처음에 정리해 두면,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도 달라집니다.
맞소송을 받으셨다면 우선 서류를 들고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상대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그중 실제로 다툴 대목이 어디인지는 서면을 함께 읽어봐야 정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