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재산분할 청구를 받았습니다
이혼 소송은 청구하는 쪽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날 소장을 받아 든 쪽도 있습니다. 이 사건 의뢰인이 그랬습니다. 배우자가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로 9억원대, 위자료로 3,000만원을 청구했습니다. 이 글은 그 청구를 어떻게 다퉜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결과적으로 재산분할은 4억원대로 정해졌습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사건 개요 — 청구액과 실제 결과의 거리
50대 초반 부부였습니다. 상대방은 재산분할로 9억 4,000만원대를 구했고, 위자료로 3,000만원을 함께 청구했습니다.
의뢰인이 처음 사무실에 오셨을 때 가장 걱정한 것은 금액이었습니다. 청구서에 적힌 숫자를 그대로 물어내야 하는 줄 아셨습니다. 실무에서 이 오해가 가장 흔합니다.
소장을 받은 직후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들 하십니다. 숫자가 크고, 상대가 적어 놓은 사실관계가 본인이 기억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상태에서 혼자 답변서를 쓰다 보면 감정이 앞선 글이 되기 쉽습니다.
청구 금액은 상대방이 스스로 계산해 적은 숫자일 뿐입니다. 법원이 그 숫자를 검증 없이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이혼 재산분할에서 청구액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청구하는 쪽은 대체로 넉넉하게 적습니다. 분할 대상이 될 만한 재산을 모두 넣고, 평가액도 높게 잡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방어하는 쪽이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목록에서 들어가면 안 되는 재산을 덜어내고, 남은 재산의 평가를 다투는 것입니다. 금액을 깎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목록과 평가를 하나씩 검증하는 작업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액부터 다투면 상대가 세운 목록을 그대로 인정한 채 숫자만 흥정하는 모양이 됩니다. 목록에서 한 항목이 빠지면 그 항목에 걸린 금액 전체가 함께 빠지므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큽니다.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재산은 무엇인가요
혼인 전부터 갖고 있던 재산, 상속이나 증여로 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빠집니다. 부부가 함께 만든 재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동으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재산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를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취득 시점의 자금 출처를 설명하지 못하면 혼인 중에 형성된 재산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그 재산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 기여한 사정이 있으면 일부가 다시 대상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전부 아니면 전무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취득 시점이 오래된 재산이 몇 건 있었습니다. 그 무렵의 자금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관건이었고, 남아 있지 않은 항목은 주변 정황으로 보완했습니다. 자료가 완전하지 않다고 해서 주장을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 다툰 것
먼저 상대방이 목록에 올린 재산을 하나씩 검토했습니다. 취득 시점, 자금의 출처, 명의가 옮겨 다닌 경위를 확인했습니다.
다음으로 평가액을 다퉜습니다. 부동산은 시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므로 언제를 기준으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금융재산도 청구 시점의 잔액과 실제 남은 금액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검토할 때 확인한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각 재산의 취득 시점과 그때의 자금 출처
- 명의가 옮겨 다닌 이력과 그 경위
- 부동산·금융재산의 평가 기준 시점
- 부부가 함께 부담하는 채무와 개인 채무의 구분
마지막으로 채무를 정리했습니다. 재산분할에서 채무는 자주 잊히는데, 부부가 함께 부담해야 할 빚이 있다면 그만큼 나눌 재산이 줄어듭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이혼할 때 빚은 어떻게 나누나요
혼인 생활을 위해 생긴 빚이라면 재산분할에서 함께 고려됩니다. 집을 사면서 받은 대출, 생활비로 쓴 채무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반대로 한쪽이 개인적으로 쓴 빚은 원칙적으로 그 사람의 몫입니다. 그래서 채무의 성격을 가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의 판결에는 채무를 인수하는 조항이 함께 들어갔습니다. 한쪽이 상대의 채무를 넘겨받되, 채권자의 동의를 얻지 못해 그 인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신 갚을 의무를 지는 구조입니다. 채무를 정리할 때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런 조항이 있어도 채권자와의 관계까지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 사이에서 누가 갚기로 정한 것과, 채권자가 누구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개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안심했다가 나중에 독촉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혼을 명하고, 위자료는 1,000만원, 재산분할은 4억 870만원으로 정했습니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청구된 금액과 비교하면 재산분할은 절반 이하로, 위자료는 3분의 1로 정해졌습니다. 상대방의 나머지 위자료 청구는 기각됐습니다.
이 결과가 모든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재산의 구성과 취득 경위가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청구액과 실제 인정액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참고가 됩니다.
위자료 청구를 줄인 근거는 무엇이었나
위자료는 혼인이 깨진 데 대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탄의 원인이 한쪽에만 있는지, 양쪽에 걸쳐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혼인 관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긋났는지를 시간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한 사건만 떼어놓고 보면 한쪽 잘못처럼 보이는 일도, 앞뒤 사정을 붙이면 다르게 읽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 작업은 상대를 깎아내리는 방향으로 가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감정이 실린 주장은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사실관계를 시간 순서로 담담하게 붙이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혼 소송에서 방어하는 쪽이 준비할 것
소장을 받으셨다면 다음을 먼저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 상대방이 목록에 올린 재산 중 혼인 전부터 있던 것이 있는지
-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이 섞여 있는지, 그 증빙이 남아 있는지
- 부부가 함께 부담하는 채무가 얼마인지
- 상대방이 평가액을 어느 시점 기준으로 적었는지
답변서 제출 기한이 정해져 있으므로 자료를 다 모으고 시작할 여유는 없습니다. 먼저 대응하고 자료는 그 뒤에 보완하는 순서가 현실적입니다.
이혼 소송에서 무대응이 가장 위험합니다
상담에서 가끔 소장을 받고도 그냥 두신 분을 만납니다. 다투기 싫었다거나 어차피 이혼할 생각이었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대응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적은 숫자가 그대로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재산분할은 법원이 알아서 깎아주는 절차가 아니라 양쪽이 낸 자료로 정해지는 절차입니다. 이혼 자체에 동의하더라도 조건은 따로 다퉈야 합니다.
청구액은 결론이 아니라 상대의 주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9억원대 청구가 4억원대로 정해진 것은 협상이나 호소의 결과가 아닙니다. 목록에서 빠져야 할 재산을 덜어내고, 평가 기준을 다투고, 채무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소장에 적힌 숫자를 보고 놀라시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그 숫자는 상대방의 주장일 뿐이고,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자료를 모으기 전이라도 우선 상담을 받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