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함께 살았다. 아파트 전세 계약도 같이 했고, 그의 사업이 어려울 때 퇴직금 3,000만 원을 보탰다. 그런데 상대가 갑자기 다른 사람을 만난다며 떠났다. "혼인신고 안 했으니 법적으로 남남"이라는 말에 무너졌다는 K씨(47세, 서울 마포구 거주)의 첫 마디가 아직도 귀에 남는다. 과연 그 말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틀렸다. 사실혼 관계가 해소될 때 재산분할과 위자료 모두 청구할 수 있다. 단, 법률혼과 다른 결정적 차이가 두 가지 있고, 그 지점에서 실제 상담의 99%가 막힌다.

K씨 사례에서 본 재산분할의 함정
K씨가 가장 먼저 물은 건 "내가 낸 전세금 돌려받을 수 있나요?"였다. 명의는 상대방 단독이었다. 법무법인 서앤율에서 이 사건을 검토했을 때 쟁점은 하나였다. 공동 형성 재산임을 입증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1995년부터 "사실혼 기간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유지한 재산은 공유로 추정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므1379, 1386 판결). 기여도 산정 기준 역시 법률혼과 동일하게 소득 활동·가사노동·자녀 양육을 종합 고려한다.
그런데 2024년 판례가 한 가지를 더 명확히 했다.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은 '사실혼이 해소된 날'이다. 그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해소일 기준 가액이 원칙이고, 다만 외부적·후발적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참작할 수 있다(대법원 2024. 1. 4. 판결).
K씨에게는 결정적 증거가 있었다. 계좌이체 내역 3,000만 원, 생활비를 절반씩 낸 카드 명세서, 공동 명의 가전 영수증. 이 세 가지가 기여도 40% 인정의 근거가 됐다. 명의가 없어도, 기여 흔적이 있으면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외도로 파기됐다면, 위자료 청구의 실전 구조
위자료는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 사실혼 관계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판례가 확립한 법리다. 상대방이 외도를 저질렀다면 상간자를 상대로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고, 가사소송법 다류 사건으로 처리된다(2026. 1. 1. 시행 개정 가사소송법 명시).
단, 위자료는 재산분할과 달리 유책 배우자 쪽에서는 청구할 수 없다. 먼저 외도를 한 쪽이 "나도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청구해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실혼 관계를 부당하게 파기한 경우,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 — 대법원 확립 판례 법리
그리고 가장 자주 놓치는 기간 문제. 재산분할청구권은 사실혼 해소일로부터 2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의 제척기간이 유추적용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아무리 기여도가 높아도 청구 자체가 불가하다. K씨처럼 상대방이 "그냥 기다리면 포기하겠지"라는 심산으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곧 무기다.

반드시 알아야 할 두 가지 예외 — 여기서 권리가 사라진다
첫 번째 예외: 상대방이 사망한 경우. 사실혼 관계가 일방의 사망으로 끝나면, 생존한 쪽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상속권도 없다. 민법 제1003조는 법률혼 배우자만 상속인으로 규정하고, 헌법재판소는 2024년 3월 28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헌재 2024. 3. 28. 헌법재판소 결정, 헌법재판소 결정). 상속인이 없을 때 '특별연고자'로서 재산 분여를 청구하는 길(민법 제1057조의2)은 있지만, 인정 요건이 까다롭다.
두 번째 예외: 중혼적 사실혼. 법률혼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동거한 관계는 사실혼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법원은 설령 수년간 실질적 부부 생활을 했더라도, 법률혼 해소 전이라면 그 관계를 보호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우리 부부는 사실상 이혼 상태"라고 주장해도 공식 이혼 전이라면 중혼적 관계에 해당한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이렇게 움직이세요
법무법인 서앤율에서 실무상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지점은 '증거 확보 타이밍'이다. 상대방이 집을 나간 직후부터 증거 인멸이 시작된다. 다음 세 단계를 즉시 실행해야 한다.
① 재산 현황 즉시 파악: 공동 거주 부동산 등기부등본, 상대방 명의 차량 조회, 사업체 매출 증빙 캡처. 공동 통장이 있다면 거래내역 전체 출력.
② 사실혼 입증 자료 수집: 주민등록 동일 주소 기간, 혼인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메시지·청첩장·지인 진술서, 공동 명의 계약서. '통상 6개월 이상 공동생활'이 기준이지만 혼인 의사가 명확하면 기간이 짧아도 인정된 사례가 있다.
③ 재산 처분 가처분 신청 검토: 상대방이 부동산을 급히 매도하거나 명의를 바꾸려 한다면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걸어야 한다. 본안 소송보다 빠르게 재산을 묶어둘 수 있다.
K씨는 결국 재산분할 40%, 위자료 1,5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조정이 성립됐다. 혼인신고가 없었어도, 증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2년의 시계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
자주 묻는 질문
사실혼 기간이 6개월 미만이면 재산분할이 아예 불가능한가요?
기간 자체가 법적 요건은 아닙니다. 혼인 의사와 부부 공동체의 실질이 인정되면 단기간이라도 청구 가능하며, 개별 사건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상담을 권장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나갔는데, 저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한가요?
상대방에게 유책 사유(외도·폭력·일방적 유기 등)가 있다면 가능합니다. 반대로 본인에게도 귀책이 있다면 금액이 감액되거나 기각될 수 있어 구체적 사안 검토가 필요합니다.
재산분할 청구는 반드시 소송을 해야 하나요?
가정법원에 심판 청구(비소송)로도 진행 가능하며, 조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소송 전 단계에서 내용증명 발송만으로 합의에 이른 사례도 있으니 진행 방법은 사건 검토 후 안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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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책 조항: 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와 개별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서앤율은 본 글의 내용을 근거로 한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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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계신 서류(계약서·내용증명·문자 등)를 정리해 사실관계를 한 번 점검받는 것만으로 대응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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